부인 노정연 씨 뉴욕 허드슨 호화주택 구매용 잔금
"윤석열 정치 보복 덕분에 장인 죽인 놈이란 오명 썼다"
곽상언의 분노···13억 괴자금 환치기 기소가 정치보복?

이재명 경기도지사,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 곽상언 씨가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하고 있다.(2021년 5월 6일)
이재명 경기도지사,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 곽상언 씨가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하고 있다.(2021년 5월 6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 곽상언 변호사가 서울 종로에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함으로써 2년 전 발언이 논란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곽 변호사는 대선 기간인 2022년 2월 16일 페이스북에 올린 '윤석열 후보에게 묻는다, 정치보복은 없다고?' 제목의 글에서 "나는 이명박의 정치 보복을 기억한다. 윤석열은 그 정치 보복의 선두에서 우리 가족을 모두 샅샅이 수사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을 맡은 곽 변호사는 "'검사 윤석열'은 결국 내 아내를 기소했고 내 아내는 젖먹이 아들을 두고 처벌받았다. 검사 윤석열이 앞장선 수사 내지 정치 보복 덕분에 내 가족은 만신창이가 되었고 그 상흔을 몸에 품고 살고 있다"고 책망했다. 

또한 "'검사 윤석열'이 맹활약한 수사 내지 정치 보복 덕분에 나는 '돈 때문에 장인어른을 죽인 놈'이라는 터무니없는 오명을 쓰게 되었다"고 원망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검 중수부 중수1과장이던 2012년 노정연 씨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한 것을 두고 격한 분노를 표출한 것이다. 

2009년 미국 뉴저지의 220만 달러짜리 고급 아파트를 사는 데 필요한 13억 원(약 100만 달러)을 외화로 밀반출한 혐의로 2013년 3월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이 확정됐다. 

해당 사건 수사를 지휘한 이인규 전 대검 중수부장이 쓴 '나는 대한민국 검사였다' 제목의  회고록을 보면 정치 보복성 기소로 보기엔 설득력이 떨어져 보인다.

17일 이 회고록에 따르면 곽 변호사의 부인 정연 씨가 2007년 10월 8일 뉴저지 허드슨 카운티 포트임페리얼 소재 콘도 허드슨 클럽 400호를 240만 달러에 매수했다.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은 자신의 회고록에서 당시 노 전 대통령과 그의 가족의 수뢰 혐의를 세세하게 언급하고 이를 ‘다툼없는 사실’로 규정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며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을 두 번 죽이는 것이고 정치검사의 일방적 주장일 뿐”이라고 반발했지만 노 전대통령 유족이나 친노 정치인 누구도 고소-고발에 나서지 않았다. 사진은 2023년 3월 서울의 한 대형서점에 이인규 전 중수부장의 회고록이 전시된 모습.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은 자신의 회고록에서 당시 노 전 대통령과 그의 가족의 수뢰 혐의를 세세하게 언급하고 이를 ‘다툼없는 사실’로 규정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며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을 두 번 죽이는 것이고 정치검사의 일방적 주장일 뿐”이라고 반발했지만 노 전대통령 유족이나 친노 정치인 누구도 고소-고발에 나서지 않았다. 사진은 2023년 3월 서울의 한 대형서점에 이인규 전 중수부장의 회고록이 전시된 모습.

 

이 콘도는 맨해튼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이 마주 보이는 허드슨강변의 방 3개짜리 호화 주택으로 매매 대금은 박연차 회장이 준 140만 달러 등으로 조달했다.

잔금 100만 달러는 2009년 1월 10일쯤 경기도 과천시 선바위역 부근 비닐하우스에서 권양숙 여사의 친척이 전달한 7개 사과박스 속 현금 13억 억이 환전돼 지급됐다.

남편 곽 변호사와 함께 검찰에 출두한 노정연 씨는 집을 왜 급하게 샀느냐는 질문에 "아버지가 현직에 있을 때 돈을 주지 그만둔 후에 누가 주겠느냐고 어머니가 말을 해서 그렇게 했다"는 취지로 답했다.

또한 검찰이 계약서 사본을 요구하자 "어머니가 없애자고 해서 2009년에 파기했다"고 말했다.

검찰이 "명품 시계는 밖에 내다 버려서 제출 못 하고 집 계약서는 찢어버려서 제출 못 하느냐. 진실은 다 드러나기 마련이다. 미국에 요청하면 모든 자료가 올 것이니 미리 제출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고 설득했음에도 요지부동이었다.

이에 검찰은 노정연 씨를 외국환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고 미국 주택 구매 경위를 조사하려고 권양숙 여사에게 2009년 5월 24일 부산지검에 출석하라고 통보했으나 조사가 무산됐다.

출석 하루 전날인 5월 23일 노 전 대통령이 경남 김해 봉하마을 부엉이바위에서 투신해 생을 마감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권 여사가 삼성에서 10만 원짜리 헌 수표를 세탁해 받은 의혹에 대한 조사마저 중단돼 13억 원의 출처는 끝내 규명하지 못했다.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14주기 추도식에서 권양숙 여사가 분향하고 있다. (공동취재/2023년 5월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14주기 추도식에서 권양숙 여사가 분향하고 있다. (공동취재/2023년 5월23일)

 

검찰이 범죄수익 환수 조치를 하지 않은 덕에 이 콘도는 곽 변호사 부부가 현재까지 보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소재 한국어 주간지 '선데이저널'은 14일 <故 노무현 사위 곽상언 변호사 종로 단수공천과 '그때 그 사건'> 제목의 기사를 통해 곽 변호사는 부인 1백만 달러 불법 환치기에 함구하지 말고 미국 콘도 '불법 매입'의 진실을 이제는 밝혀야 한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2019년 9월 곽 변호사가 부인 명의 주소지의 콘도를 미청구자산으로 보유한 사실을 파악했다고 전했다.

다만 콘도 주소는 뉴저지 허드슨카운티 포트임페리얼 콘도 435호로 기재돼 대검 중수부가 파악한 400호와 달랐다.

곽 변호사는 자신의 주소를 포트임페리얼콘도 435호로 기재함으로써 불법 매입 사실을 인식한 것은 물론, 매입에 적극적으로 개입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선데이저널은 의심했다. 

곽 변호사는 2007년 9월 20일부터 김 모 씨 부부가 소유한 뉴저지 파라무스 부동산에도 미청구자산을 보유하는데 주소지가 겹치는 이유는 이 신문이 확인하지 못했다.

이 신문은 "정체불명의 1백만 달러를 환치기한 사건의 담당 변호사가 정치 1번지 종로에 출마한 만큼, 돈의 출처를 밝혀야 한다. 종로 유권자를 바보로 생각하지 않는다면, 이 문제는 해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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