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권 더미 속 감시 기능 잃어 찬성 표결 97% 거수기로 전락
출장 빙자한 외유 땐 현지 직원 쇼핑 등 황제 의전...부부동반도

강창호 포스코범대위(포스코지주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이전범시민대책위원회) 위원장 등이 4일 경북 포항시청 브리핑룸에서 최 회장 3년 연임 무산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강 위원장은 "미래기술연구원 포항이전에 대한 약속을 받아내지 못한 채 최 회장이 물러나게 됐다"며 "최 회장의 재임 5년 동안 포스코 홀딩스 지주사와 미래기술연구원 등에 대한 모든 안건에 만장일치로 찬성해 준 사회이사들과 함께 사퇴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강창호 포스코범대위(포스코지주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이전범시민대책위원회) 위원장 등이 4일 경북 포항시청 브리핑룸에서 최 회장 3년 연임 무산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강 위원장은 "미래기술연구원 포항이전에 대한 약속을 받아내지 못한 채 최 회장이 물러나게 됐다"며 "최 회장의 재임 5년 동안 포스코 홀딩스 지주사와 미래기술연구원 등에 대한 모든 안건에 만장일치로 찬성해 준 사회이사들과 함께 사퇴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포스코 홀딩스 사외이사들의 '호화 출장' 비리 의혹에 대한 경찰의 최근 수사를 계기로 사외이사들의 요지경 세상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회의 한 번에 약 800만 수입과 골프 회원권 혜택도 모자라 부부 동반 외유성 외국 출장에 회삿돈 수천 만씩 쓰며 현지 직원들로부터 '황제 의전'을 받는 관행이 최근 밝혀졌다. 

25일 조선일보를 비롯한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상당수 사외이사가 억대 연봉과 골프·외유 접대 등 갖가지 특권을 누리면서 대주주의 독단 경영과 전횡을 감시하는 본연의 역할은 방기하고 있다. 

◇ 포스코 7일간 7억 '펑펑'...식사 한 끼가 2천만 원

최정우 포스코 홀딩스 회장과 사외이사들이 외국에서 회삿돈 7억 원으로 '호화 이사회'를 연 의혹으로 고발돼 현재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고발장에는 이들이 이사회 참석을 이유로 2023년 8월 6일 캐나다로 출국해 밴쿠버에서 5박 7일 일정으로 초호화 관광을 즐겼다는 내용이 담겼다.

 최 회장과 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7명, 포스코 직원 4명 등 16명은 최고급 호텔에 묵으면서 이사회는 하루만 열고 한 끼 식사에 2천여만 원, 헬기 대여에 1억6천만 원 등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에도 중국 베이징에서 이사회를 열어 전세기편으로 백두산 관광을 하는 등 회삿돈 7억~8억을 사용했다는 의혹도 최근 불거졌다.

평균 연봉 1억500만 원인 이들의 2022년 연간 회의는 12회에 그쳐 회의 한 번에 875만 원을 챙긴 셈이다. 

강창호 포스코범대위(포스코지주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이전범시민대책위원회) 위원장이 4일 경북 포항시청 브리핑룸에서 최 회장 3년 연임 무산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강 위원장은 "미래기술연구원 포항이전에 대한 약속을 받아내지 못한 채 최 회장이 물러나게 됐다"며 "최 회장의 재임 5년 동안 포스코 홀딩스 지주사와 미래기술연구원 등에 대한 모든 안건에 만장일치로 찬성해 준 사회이사들과 함께 사퇴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강창호 포스코범대위(포스코지주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이전범시민대책위원회) 위원장이 4일 경북 포항시청 브리핑룸에서 최 회장 3년 연임 무산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강 위원장은 "미래기술연구원 포항이전에 대한 약속을 받아내지 못한 채 최 회장이 물러나게 됐다"며 "최 회장의 재임 5년 동안 포스코 홀딩스 지주사와 미래기술연구원 등에 대한 모든 안건에 만장일치로 찬성해 준 사회이사들과 함께 사퇴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 KT&G 사외이사들은 '황제 외유'에 배우자까지 동반

세계 5위 담배 업체인 KT&G는 매년 회삿돈 수천만 원을 들여 사외이사들에게 외유성 국외 여행을 보내준 것으로 파악됐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사외이사들은 해외연수나 재외 사업장 시찰 명목으로 외국으로 나가 고급 호텔에 숙박하며 현지 직원들의 의전을 받으며 호화 관광과 쇼핑을 즐겼다. 

대부분 사외이사는 코로나19 유행기인 2020~2021년을 제외하고 2012년부터 매년 한 차례 미국과 유럽,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지로 출국했다.

사외이사들의 항공료와 숙박료, 현지 의전 비용 등을 포함한 국외 출장 비용은 1인당 1천만 원을 초과한다.

현지 KT&G 직원들의 도움을 받아 약 1주일간 유명 관광지를 구경하거나 골프나 고급 음식을 즐기는 행사 등에 쓴 비용이다.

일부 사외이사는 부인과 함께 여행사 패키지 상품으로 동행할 수 있도록 KT&G가 배려해줬다.

사외이사들은 식사비나 교통비를 현지 직원의 법인카드로 결제하면서 경비 명목으로 매일 500달러씩 받기도 했다.

KT&G 노동조합원들이 28일 오전 대전 인재개발원 KT&G 제36기 정기주주총회장 앞에서 "단기 이익만 추구하는 투기 자본의 주주제안을 즉각 철회하라"며 행동주의 펀드 제안 반대 농성을 하고 있다.
KT&G 노동조합원들이 28일 오전 대전 인재개발원 KT&G 제36기 정기주주총회장 앞에서 "단기 이익만 추구하는 투기 자본의 주주제안을 즉각 철회하라"며 행동주의 펀드 제안 반대 농성을 하고 있다.

 

◇ 억대 연봉+의전 차량+건강검진 특혜 속 감시 역할 방치

2022년 주요 상장사의 수당 등을 뺀 사외이사 연봉을 보면 삼성전자 1억8천127만 원, SK 1억6천640만 원, SK텔레콤 1억 6천620만 원 등 1억 원 이상이 13곳에 달했다.

4대 금융지주(KB, 신한, 하나, 우리) 사외이사 29명의 연봉은 월 기본급 400만~500만 원에 이사회 위원회 수당 월 50만 원, 회의 참석비 100만 원 등을 합쳐 7천만~8천만 원에 달하고 이사회 의장 등은 1억 원을 넘었다. 

이들은 연 1회 종합건강검진, 회의 참석용 의전 차량 지원 등의 혜택을 누리면서 이사회 참석과 서류 검토 시간은 달랑 300~400시간에 그쳤다. 

사외이사들은 2~3년 임기 동안 황제급 대우를 받으면서도 본연의 임무인 대주주와 경영진 감시 활동은 사실상 방치하는 실정이다. 

2023년 6월 통계로는 사외이사 표결에서 반대 0.4%, 보류 0.2%, 수정 보완 0.1%, 의결권 제한 0.2%, 기권 0.1%에 그쳤고 찬성률은 무려 97%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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